2015. 08. 07 피렌체
중앙시장-두오모 성당 광장- 조토의 종탑-레푸블리카 광장-산타 크로체 성당- 미켈란젤로 광장
이름만으로 설레던 도시. 피렌체
점심 시간이 다 되어 숙소에 짐만 올려두고 다 함께 나와 다른 조들은 팀장님을 따라가고..(티본스테이크 부러웠어요)
우리 조는 저의 의견을 따라 간단하게 수육버거를 먹으러 찌는 햇볕을 피해 중앙시장으로 들어왔어요.
'수육버거'를 먹으려다 '곱창버거'가 더 맛있어 보여서 이걸로 결정하고, 매운 맛으로 먹었어요.
정돈된 깔끔한 시장이었지만, 낮의 더위는 여전히 어마어마하여 우리 조는 육수를 흘리며 버거를 먹었는데요.
날은 덥지 버거는 뜨겁지.. 생소한 맛이었지만 전 맛있었어요. 2층 가서는 '생모차렐라 치즈 꼬치'를 찾아가 흡입.
치즈를 워낙 좋아하는지라 꼭 맛 보고 싶었는데요. 고소하고 쫄깃한 생치즈라니... 굿굿.
시장에서 나와 큰 길로 걸어나오자, 산타마리아 델 피오레 성당이 압도적인 모습을 자랑하고..
여행 중 가장 기대하고 있던 곳에 드디어 발을 디딘 날인지라, 더워도 행복했어요.
중학생 때 냉정과 열정사이를 읽으며 20대의 로맨스를 꿈꾸게 했던 곳.
스무살에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10년 연애하고 서른살에 결혼하고 싶던 헛된(?) 로망은 실현하지 못했지만,
아오이의 서른 살 생일에 쥰세이와 만나기로 했던 두오모를 저는 스물 아홉 생일 즈음에 오게 되었지요.
피렌체의 유명 카페 '질리'에서 에스프레소를 먹어 보고 싶어 들어갔다가 팀장님과 부팀장님을 발견!
우리 조가 아직 종탑을 올라가지 않았다고 하니, 시간이 부족할 수도 있으니 얼른 올라가라는 말씀을 듣고 다시 나왔어요.
조토의 종탑 앞에 와 시간을 확인하니 7시까지.. 아직 여유 있는데? 낚였다!!!
나중에 조토의 종탑에 다녀와서 성당 내부를 보려고 갔더니 닫혔더라고요. 두오모 성당과 헷갈리셨던 듯...
저희 에스프레소 사주세요 팀장님.. 또르르.
뻥 뚤린 정상에서 시원한 바람이 제일 먼저 반겨주고.. 드디어 만난 피렌체의 풍경은 말로 표현이 안 될 정도로 멋있었어요.
조토의 종탑을 올라가시면 이렇게 두오모 쿠폴라를 함께 내려다 볼 수 있어요.
이 멋진 풍경을 보려면 엘리베이터가 없고, 오로지 좁은 414개의 계단을 올라가야 만날 수 있어요.
두 명이 똑바로 서서 지나갈 수 없는 공간이라, 서로의 땀냄새도 나누고 ㅎㅎㅎ
땀을 뻘뻘 흘리며 올라가는 사람들 위해 내려오는 사람들이 벽에 붙어 양보를 해주며 올라가는 게 인상적이었어요.
다시 종탑을 내려오게 될 때는 자연스럽게 벽에 붙어서서 올라가는 사람들을 배려하게 되더라고요.
피렌체는 생각보다 작은 도시였지만, 골목 골목 걸을 때 마다 기분이 좋아지는 낭만의 도시였어요.
우연히 지나가다 들리게 된' 레푸블리카 광장'에서의 그 찰나의 순간을 잊을 수가 없네요.
광장 한 쪽에서 들리는 재즈 음악 연주, 서쪽으로 기우는 해가 비춰주던 회전목마와, 여유 넘치던 사람들의 모습까지.
저와 규현이는 이 광장의 모습에 감동하고, 연주단에 동전을 내러 갔다가 안타까운 사연을 듣고는 (두번째 낚임..)
재즈 CD까지 얼떨결에 구입했는데요. 한국 와서 들으니 정말 좋더라고요. 피렌체가 그리워 질때마다 들을테야!
다녀와서 알게 된 산타크로체 성당과, 아람이의 안드로이드 폰으로 찍은 미켈란젤로 광장에서의 멋진 야경.
아르노 강 위 이름 모를 다리에서 멀리 보이는 베키오 다리를 배경으로 해질 녂 모습도 보고,
미켈란젤로 광장을 찾아 걸어오는 길에 날이 어두워 지며 거리를 밝히던 노란 불빛들이 더 예뻤던 것 같아요.
미켈란젤로 광장에서 팀장님과 부팀장님, 다른 조들과 모두 모여 맥주 한 잔하며 아쉬운 피렌체에서의 하루를 마쳤어요.
꼭 다시 와야지. 피렌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