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o the Unknown

이름 김현진 이메일



상대적으로 급하게 결정된 장기휴가였다. 

급했지만 절대 방에서 유튜브나 보면서 지낼 생각은 전혀 없었고, 어딜 가야하지? 코로나 시국에 어딜 갈 수 있을까... 하다

'최대한 멀리, 최대한 특별한 곳으로'라는 생각에 결정한 아이슬란드행이었다.  


아이슬란드 행을 결심한 것이 9월 말이었으니 한 달 남짓한 시간이 있었다. 하지만 직장인으로써 일과 여행 계획수립을 병행하긴 꽤나 힘들었거니와(유랑, 네이버 아이슬란드 카페도 가입했지만 상대적으로 익숙치 않은 지명 탓에 지레 머리가 아파왔고 렌트카 및 보험까지 고려할 게 너무 많았다.) 이미 그 시점에선 동행 구하기가 완료된 팀들 뿐이었다. 


그러던 중 우연찮게 '여기트래블'의 존재를 알게 되었다. 소형 여행사라 사실 처음엔 아주 약간의 의심(?! 팀장님 죄송해요 호호)을 했던 것도 사실이지만 결론은 아이슬란드 여행에 만족한 채로 귀국행 비행기에서 후기를 작성해본다. 


스스로 동행을 구해 아이슬란드 투어를 하진 않았지만 스스로 구한 동행과 아이슬란드 여행을 해 본 친구들의 후기를 비교하며 '여기트래블'과의 여행 후기를 남겨본다.




1. 운전을 내가 했다면?

출퇴근을 운전으로 하면서 운전엔 꽤 자신있는 편이다. 사고도 없었고 나름 방어운전도 잘 하고.

하지만 아이슬란드에서 여행해보니 그런 (좋은 환경에서의) 경력은 크게 중요치 않은 것 같았다. 


먼저 날씨. 너무나도 변화무쌍하고 비바람이 몰아치는 아이슬란드에서 밤 동안 길이 얼기라도 하면 정말 큰일이었다. 

타이어가 미끄럼방지 기능이 있다고 해도 시시각각 바뀌는 노면상태에 적응하는건 아무래도 쉽지 않다. 

그리고 날씨에 따라 통제되는 도로 사정에 밝아야 하는데 물론 도로어플이 잘 알려주긴 하지만 초행자로써 A길을 가지 못하고 B길로 갈 경우의 수를 모두 고려하기란 힘들 것 같았다. 


컨디션 조절도 또 다른 변수이다. 물론 일행이 돌아가면서 운전을 하면 되지만, 보통 떠나게 되는 4명의 일행 모두가 능숙히 운전을 하리라는 보장이 없으며 실제 2명이 링로드 1300km를 운전했던 동료의 여행기는 듣기만 해도 피곤했다. 

남이 운전하는 동안 자면 되지 않느냐고? 자면 그 멋드러진 풍경을 포기해야 하는데... 딱히 추천하지 않는 방법이다. 


특수한 경우지만 사고 처리. 무탈하던 이번 팀의 유일한 사고는 어떤 이탈리아 여행자로부터 촉발됐다. 

멀쩡히 주차장에 잘 있던 우리 렌트카를 본인이 후진하다가 그냥 박아버렸다. 그리고선 하는 말이 "What should I do?" 

물론 개별 동행 여행을 했어도 Full coverage로 보험을 들었겠지만, 보험과 막상 사고를 당한 상태에서의 멘탈은 별개이지 않나. 

한국처럼 24시간 보험회사가 사고콜을 받고 처리하는 나라는 몇 없다. 경찰을 불러 Police report를 작성하면 된다는 팀장님의 노하우가 없었다면 여행의 분위기가 어떻게 반전 됐을지 싶다.



2. 삼시세끼 외식을 했다면?

아이슬란드 고인물 팀장님과 함께해서 다행이라고 생각한 가장 큰 부분이다. 

사실 나만해도 스스로 동행을 구하는 시점에서 '아이슬란드 물가 비싸다곤 하지만... 바리바리 음식, 식기 다 싸가느니 그냥 사먹지 뭐'라고 생각했었다. 하나의 음식에 3만원은 기본으로 넘겨버리는 이 곳에서 (+ 물가도 물가지만, 맨날 빵만 먹다보니 물린다) 팀장님께서 직접 챙겨오신 미니밥솥(!)과 각종 조미료를 포함, 이미 한국서부터 팀원들한테 가져가면 좋을 꿀아이템들을 리스트업해서 알려주셔서 한국에서 먹는 저녁 만찬 못지않게 잘 먹고 다녔다. 


특히 이동거리가 길고 도시간의 간격이 넓어 식당찾기가 힘든 아이슬란드에서 점심으로 도시락을 먹는 건 불가피한데 아침부터 주먹밥, 라면, 핫도그의 점심끼니를 위한 팀장님의 노고에 깊은 감사를 표하는 바. (호텔에서 자면 취사 시설이 없어서 팀장님이 해주신 저녁을 못 먹었는데, 그게 너무 아쉬워서 아파트먼트에만 묵고 싶은 정도였다.)

 


3. Aurora Point Spot

애석하게도 여행 내내 구름이 많이 껴서 오로라를 원없이 보지는 못했지만 역시 경험 다수 팀장님의 탁월한 위치 선정 덕에 오로라 보기는 결국 성공했다. 

구글이나 어플로 알 수 있는 오로라 헌팅 스팟 뿐만 아니라 구름이 어디에 있어서 여긴 피하고, 몇시에 가면 볼 수 있는 확률이 가장 높다는 걸 하루에도 몇 번씩 알려주시니 하루 하루가 노곤한 여행자 입장으로써는 감사히 따라가기만 하면 됐어서 편했다. 

동행 여행을 떠나면 어플로 스팟을 찾아 나서긴 하겠지만 초보자에게 숨어있는 스팟까지 알아내기란 어렵지 않았을까. 


 

4. 적극적인 팀원의 의견 및 취향 반영

팀장님은 같은 장소에 대해 기본적으로 두 번의 브리핑을 해주셨다. 

한 번은 전날 숙소로 귀가하면서 "내일은 이 곳에 갈 예정이고요~", 한 번은 당일 출발하면서 "오늘은 말씀드린대로~" 그래서 각자 취향에 따라 일정에서의 경중을 미리 파악하기에 용이했다.

일정을 정하는 기준은 일단 큰 틀은 다 포함하되, 새로운 온천을 가보고 싶다던지, 이 곳 풍경이 예쁘니 잠시 차를 세워 사진을 찍는다던지의 개인 취향을 다 고려해주셔서 더 만족감이 컸다.(물론 이 부분은 우리 팀원들이 착해서 서로 배려하고 이해해주어서 가능했던 부분도 있다. Team by team) 

게다가 선택할 수 있는 모든 선택지를 주시고 "여기 가실래요? 저기는요? 이건 별로예요?"라고 물어봐주셔서 아쉬운 부분 없이 알차게 링로드 한 바퀴를 즐길 수 있었다.



5. Additional

여행 막바지 무렵엔 언제나 그랬듯 '이 여행을 마치고 다음 여행지로 어딜 갈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마침 옆엔 팀장님이 계셨고, 여행경험이 아주 풍부한 분이고... "이 나라는 어때요? 그 나라는요?"의 질문공세에도 단 한 번도 당황하지 않으시고 정보 홍수를 뽐낸 생생정보통 팀장님...♡ 


+ 매일매일 장시간 운전하시느라 피곤하실만도 하지만 항상 저희 컨디션 먼저 챙겨주시고 안전운전 감사드리고 

+ 살을 에는 추위에도 예쁜 사진 많이 찍어주셔서 감사하고(DSLR 가져와주셔서 특히 감사하고) 

+ 아이슬란드 현지 마트에서 매일매일 식재료 공수하셔서 한식 만찬 파티 해주셔서 감사하고 

+ 아이슬란드 지리, 문화, 생활 관련 생생 정보 많이 주셔서 감사드리는 바.



사실 패키지 여행은 다녀와서 기억이 잘 안나고 강매 코스(?)등의 이유로 본인도 매우 선호하지 않는 편이지만 이번 여행은 만족스러웠다. 코로나 이후로 이전과 바뀐 정보들이 다소 있었으나 이번 여행으로 팀장님의 정보가 최신으로 업데이트 되었으니 그 또한 추천 포인트가 될 수 있을터. 



많은 이들의 버킷리스트이나 막상 가기에 쉽지 않은 곳이지만 여트와 함께 편히 오로라헌팅에 뛰어드시는 것 추천드리며 이만 줄여봅니다...^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