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스베가스의 밤은 역시나 화려했다.
그랜드서클은 SNS의 사진들보다 더 깊고 광활했으며,
샌프란시스코는 그렇게나 로맨틱했다.
척박한 땅이 끝없이 펼쳐진 네바다 주
한가운데 불야성이 위치한 것도,
오랜 기간 퇴적되어 형성된 암석의 단면을
현재에 온전히 마주할 수 있는 것도
모두 기적의 한 조각이라고 밖에 설명할 길이 없다.
그 시대에 아메리카 대륙을 발견한 콜럼버스도
어쩌면 불가능을 가능하게 만드는
미국이라는 나라의 정체성을
앞서 구현해 냈을지도 모를 일이다.
Live the Impossible.
라스베가스 쇼 중 가장 유명한
데이비드 카퍼필드의 매직쇼를 관통하는 개요다.
별안간 우주선이 등장하는가 하면 눈 앞에 있던 관객이
순간 이동하는 마술보다 내게는 더 큰 마법 같은 문장이다.
불가능에 살아라. 미 서부 여행의 모든 순간이 꼭 그러했다.
거듭된 총기사고가 무색할만큼,
천사들의 도시란 별칭을 갖고 있는 LA는 참 평화로웠다.
라라랜드의 두 주인공이 인생에서
가장 아름다운 사랑을 만끽할 수 있던 이유도
그 공간이 주는 특별함이 한 몫 했을 것이다.
대표적으로 ‘Angels Flight’는,
LA 도심 한복판에 있는 세계에서 가장 짧은 케이블카 철로다.
노후화로 운행이 중단 되었으나 영화 속
재즈 피아니스트 세바스찬과 배우 지망생 미아
덕분에 다시 재개될 수 있었다.
70m 남짓한 주황색 경사로를 보고 있으면
이 또한 불가능을 가능하게 한
기적의 또 다른 표현이라 할 수 있겠다.
두 개의 고개를 뜻하는 샌프란시스코의 야경 명소,
‘Twin Peaks'에서도 주황색의 기적을 만났다.
도시의 불빛과 밤 하늘의 별빛이 만들어낸 장관이 참 묘한데,
때마침 초승달도 완벽한 커브를 자아내었다.
항상 그곳에 떠 있었지만 존재조차 몰랐던 ’베텔게우스‘는
오리온자리의 알파성으로, 적색초거성이라고 한다.
이 주황빛 별이 폭발하게 되면 두 개의 달이 떠있는 듯
밝은 빛을 뿜어낼거라고, 누가 그랬다.
평균나이 32.5세가 만나 마치 3.25세처럼
순수하게 보냈던 2주라는 시간.
그 동안 사랑까지 할 수 있게 된 해솔이, 강산이, 예원이와
1조보다는 아주 조금 덜하지만 우리 조만큼이나
사랑하는 경희, 선진이, 혜민이, 세원이까지.
기적같은 인연의 시작이 참 고맙다.
기나긴 귀국길에 에어팟을 꺼내 드는데,
뒷면에 적힌 ‘Designed by Apple in California’라는
단어가 여간 반갑다.
14시간의 비행은 이렇게나 지루하지만
14일이라는 시간은 비행기의 속도만큼이나 참 빨랐다.
@ 혜리 팀장님,
팀장님을 팀장님으로 만날 수 있던 것도
참 기적같은 일이었네요.
일과시간이 아님에도 초대해 주신
아침 산책의 풍경이 지금도 눈에 선합니다.
여행 일정이 끝났는데도
남은 팀원들 알뜰살뜰히 챙겨 주시는 모습도요.
미라클 혜리, 정말 고마웠습니다.
멀리서나마 항상 응원합니다.